[스칼라튜] 해외 동포 경제협력사무소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3.12.31

북한 정권을 선전해온 매체인 민족통신에 의하면 북한 당국이 ‘해외 동포 경제협력사무소’라는 대북 투자를 유치하려는 전담기구를 신설했습니다. 이 기구는 2014년 1월부터 가동할 예정입니다. 경제발전을 이루려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외국인이나 해외에서 거주하는 동포의 투자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투자를 유치하려면 필수조건이 거짓 선전과 약속이 아닙니다. 외국인이나 해외 동포의 투자를 유치하려면 나라의 신뢰성을 살리면서 투자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역사 기록, 특히 한국의 대북 투자를 보면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과 김정은 정권하에서 외국인이 투자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현대그룹은 세계에서 대성공한 대기업에 속합니다. 현대아산이 북한의 금강산지구에 투자해1998년부터 금강산관광사업으로 남북경협을 시작했습니다. 한국관광객들은 금강산지구를 방문하면서 북한당국도 적지 않은 외화를 벌었고 북한사람들도 그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7월11일 53세의 한국 여성 관광객 박왕자씨가 군사 경계지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했습니다.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사업이 중단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런 도발에 의한 긴장을 풀기 위한 해결책을 2011년 7월 22일 금강산 내 한국의 모든 재산에 대한 법적 처분을 단행하겠다고 하면서 금강산지구 내에서 근무하던 한국 사람들을 모두 추방했습니다.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려는 나라는 투자자들에게 안전한 투자환경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한국관광객을 암살하고 현대 아산의 재산을 몰수한 북한이 외국인들에게 투자하기 좋은 환경으로 보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개발 도상국의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외국인 직접투자로 일자리가 생깁니다. 특히 개발 도상국에서 국내 기업보다 외국 기업에서 일하면 월급을 좀더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직접투자를 통해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또 현지인들이 외국 기업에서 일하게 되면 높은 수준의 경영과 기술을 배울 수 있으며 나라의 경제발전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이 무턱대고 개발 도상국에 진출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가별 위험도를 고려합니다. 예를들면 외국으로부터 돈을 많이 빌려 그 외채 상환을 거부하는 국가에 진출할 경우 위험도는 더 높습니다. 1976년 외채 상환을 거부한 북한도 외국인 기업의 관점에서는 국가가 부도난 것과 마찬가지며 국가 위험도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는 민주주의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면 투명성이 없고 고위관리의 권한남용에 의한 부패가 심하기 때문에 이익이 줄어들고 그러한 부패 때문에 비용이 더 많이 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인권을 심하게 유린하는 나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연대해 사회적 책임을 무시하는 기업의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전개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의 직접투자를 유치하려는 독재국가들은 인권 유린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유리한 요소로 선전할 수 있습니다. 즉, 자유가 없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노동쟁의로 인한 투자자의 손해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제법을 지켜야 합니다. 노동권까지 포함한 인권은 21세기 모든 국가들이 지켜야 합니다. 정부는 결사의 자유와 단체 교섭, 파업권, 근로조건, 즉 안전과 보건 기준, 적당한 임금과 근로 시간을 지키면서, 아동 노동, 강제 노동과 성차별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독재국가들은 국민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해 반독재 혁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볼 때 국가 위험도가 높습니다. 이웃나라를 위협하는 독재국가라면 그 위험도는 더 높아집니다.

북한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려면 우선 이웃나라를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해야 합니다. 또한 자유시장을 허용하는 것부터 시작해 개방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은 국유화입니다. 그래서 사유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 공산주의 독재국가들에 진출하는 것은 위험한 투자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년동안 김정은 독재체제하에서 북한의 신뢰성은 계속 하락해 왔습니다. 2012년2월 29일 북한은 미국과의 회담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일시 중지하고 미사일 발사도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그 합의를 위반하고 2012년 4월13일, 12월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 3차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미국인 케네스 배 씨를 1년 넘게 억류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관점에서 봤을 때도 그렇겠지만, 바깥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처형을 당한 것은 끔찍한 사건입니다. 그래서 ‘해외 동포 경제협력사무소’를 가동해도 분별없는 도발을 중단하고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대북 투자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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