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김정일 사망 7년 후
2018.12.18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7년 전인 2011년 12월17일 열차 안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74년 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공식 후계자로 내정되어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1994년7월부터 절대적 권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권력을 순탄하게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하던 전문가들이 많았습니다. 북한은 1990년대중반부터 ‘고난의 행군’을 포함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권력을 계속 유지했습니다. 김정일 정권 하에 북한은 주민들의 생활과 사악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려 하지 않았고, 김씨 일가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 개발로 한국을 포함한 이웃 나라를 위협하여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었습니다.
김정일의 사망은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2008년 여름 북한의 지도자는 뇌졸중을 경험했습니다. 뇌졸중 환자들은 대부분 5년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김정일은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상속받기 위해 20년이나 준비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의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은 북한의 권력을 물려받기 위한 준비기간이 3년 밖에 없었습니다. 김정일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을 때 나이는 53세였지만, 김정은의 권력세습을 받을 때 나이는 27세 밖에 안된 아주 젊은 나이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김정은은 사악한 탄압, 통제와 숙청을 통해 지난 7년 동안 북한 주민들을 억압하면서 김씨 일가의 정권을 유지해 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0년 9월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군사위 부위원장과 중앙위원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그 당시 북한은 3대 권력 세습을 공식화하면서 조선노동당을 공산당도 아닌 김씨 일가 숭배를 중심으로 하는 김일성 당으로 규정지었습니다.
2010년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조선노동당 규약 서문에 명시된 ‘조선노동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당’이라는 규정을 삭제하면서 김정일 정권은 세계 역사에 상처를 남긴 부정 축재 정치 체제라는 것을 분명히 나타내었습니다. 부정 축재 정치란 국민을 위해서가 아닌, 국민들을 탄압하고 착취하면서 독재자와 독재자 가족의 이득과 권력을 위한 정치체제입니다.
마르크스-레닌주의 국가들의 기본적인 모순은 ‘노동자들의 지상낙원’과 ‘평등주의 국가’라 주장하면서 국민들을 탄압하고, 굶기고, 독재자와 독재자 가족, 공산당 간부들을 위한 정치제도였다는 것입니다. 구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 체제는 이러한 모순 때문에 21세기 이전 무너졌습니다. 북한의 경우 ‘조선노동당이 마르크스-레닌주의 당’이라는 규정을 삭제하는 것으로 그 모순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주민들을 굶기고 탄압하며 김씨 일가의 3대 권력세습까지 이루려는 북한은 냉전시대 동유럽의 독재체제보다 그 모순이 훨씬 더 심하며 인류 역사상 민주주의와 거리가 가장 먼 국가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독재와 독재자들도 신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김정일이 사망하기 두달 전 2011년10월에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시민군에게 붙잡혀 총살을 당했습니다. 29년전인 1989년 12월25일 김일성과 관계가 가까웠던 로므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도 군사재판을 받아 사형을 당했습니다.
7년전 사망한 김정일 정권 때 북한은 ‘강성대국,’ 또는 김정은 정권 하에서 ‘핵 경제 병진노선’을 이룬다고 했지만, 북한의 권력세습 독재 체제는 ‘강성대국’과는 전혀 다릅니다. 2018년에 미북, 남북, 중북 정상회담이 여러 번 이뤄졌습니다. 북한 정권이 이웃나라를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상황을 개선할 의지가 보인다면 북한의 미래가 밝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김정은 정권 하에서 북한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사실상 정상회담 외교를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기 위한 조치가 아직까지 없습니다. 또한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할 의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북한의 정치범관리소에서 반인륜 비인간적 범죄들이 계속 자행되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은 인권유린, 영양실조와 정치탄압 때문에 매우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북한 권력 세습 체제의 모순들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구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 독재정권들이 그러한 모순 때문에 무너졌는데, 개혁, 개방과 변화를 거부하는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김정일 사망 7년이 지난 현재 북한 당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유지하고 북한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참여하고 개혁과 개방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