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북 ‘전쟁소동’ 이면에 숨겨진 진실?
2024.11.04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전쟁 준비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이 '대사변' 즉 전쟁에 대비하라는 지침을 고위 간부들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모든 군수 공장과 관련 부문이 핵 능력 강화를 위한 국가 과제를 조속히 수행하고, 전당·전군·전민이 한국과의 결사 항전에 나설 준비를 철저히 갖추라는 지시도 포함되었습니다. 더불어 전시가요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적대감과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전시 대비 유선방송 설치 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전국은 조성된 정세에 대처한다는 명목 하에 인민반 숙박검열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렇게 주민들에게 전쟁 준비를 다그치는 것은 실제로 남한과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북한은 전쟁을 정의의 전쟁과 부정의의 전쟁으로 구분하며, 부정의의 전쟁은 반대해야 하지만 정의의 전쟁은 지지하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전쟁이 평화를 파괴하는 것이므로 어떤 경우에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 생계 유지조차 힘겨운 상황에서, 오히려 전쟁이 터지기를 바라는 마음마저 생겨나고 있습니다. 반면 남한은 경제적 안정과 풍요를 누리며, 전쟁이 발발할 경우 소중한 재산과 생명을 잃을 위험을 피하기 위해 평화 유지를 더욱 중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비축하던 탄약과 미사일의 상당량을 팔아 넘겼고, 정예부대를 파병하기까지 했습니다. 만약 남한과 미국이 당장 전쟁을 일으킬 상황이라면, 김정은이 전쟁에 필수적인 탄약과 병력을 러시아에 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쟁이 임박했다면 내부 방어에 필요한 자원을 외국에 제공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북한의 내부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북한은 최근 남한을 가장 위험한 적대 국가로 규정하고, 남북이 서로 다른 국가라는 반통일 선언을 했습니다. 이는 김일성, 김정일이 70여 년간 혁명의 중요한 과업으로 내세운 조국 통일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국가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납득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또, 러시아 전선에 파병한 약 1만 명의 북한 군대에 대해 북한 당국은 진실을 숨기려 했지만, 결국 일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어, 자식을 먼 외국 땅에 총알받이로 내보내야 하는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제 상황 역시 여전히 어렵습니다. 북한 당국은 2002년 경제조치와 2009년 화폐개혁에서 실패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계산도 없이 월급을 인상한 결과, 외화 환율이 거의 3배로 치솟았고 쌀값도 2배로 상승했습니다. 지방과 농촌을 발전시키겠다는 구호 아래 전국적으로 많은 건설 사업을 벌이며 주민들의 주머니를 비우고 강제 동원을 강요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제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반적으로 독재 국가는 내부 위기가 심화될 때 외부의 침략과 공격을 부각시켜 내부 여론을 잠재우곤 합니다. 북한 역시 지난 시기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 원인을 미국과 남한의 침략책동으로 돌려왔습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도 변하고 있습니다. 외부 소식이 유입되면서, 북한 지도부에 대해 회의를 품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보가 제한된 채 살아가던 주민들도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고, 당국의 선전과 실제 상황 간의 괴리를 느끼기 시작한 것입니다. 국제사회가 원하는 것은 평화이며, 이를 위해 북한 스스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북한 지도부는 더 이상 억압과 공포 정치로는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자각하고, 보다 실질적인 개혁과 개방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