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노동력의 가치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19.12.09

며칠 전 북한에서 삼지연 지구 준공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북한의 신문과 방송은 변모된 삼지연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소개했습니다. 눈덮인 읍지구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춥고 외진 지역인 삼지연에 저 많은 건물들을 단기간에 일떠세우기 위해 삼지연 주민들이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삼지연 주민들이 고생은 좀 했지만 돈을 벌 수 있어서 좋아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삼지연 주민들은 이번 건설로 좋은 집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어 큰 득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신 건설로 무척 고생했을 텐데 좋았다니 얼른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알아보니 삼지연 주민들은 건설장에서 일당을 받고 일을 해서 돈을 벌었다고 했습니다.

북한은 늘 하던 방식대로 삼지연 지구 건설도 각 도, 기관별로 건물을 나누어 맡기고 무조건 기한 내에 끝내라고 내려 먹였습니다. 건설을 기한 내에 끝내려고 하니 가장 부족한 것이 노력이었습니다. 북단 한 끝에 있는 삼지연에 가는 것도 힘들고 더욱이 숙소도 변변치 못한 그 추운 곳에서 떨어야 하니 돌격대에 가겠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무조건 가라고 내려 먹이니 사람들은 대신 돈을 내겠으니 면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건설 지휘부에서는 그 돈을 받아 대신 삼지연 주민들을 동원시켰습니다. 삼지연 주민들은 하루 북한 돈 1만 5천원~2만원을 받고 일을 했다고 합니다. 한 달에 40만원~60만원의 돈을 번 셈입니다.

삼지연 주민이 받은 돈은 노동력의 가격입니다. 현재 북한 전 지역에 노동력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노동력의 가격은 신의주가 하루 6만원으로 제일 높고 평성, 평양은 4만~5만원, 해주 사리원지역은 3만원, 기타 지역은 2만원 수준입니다.

사회주의시기 북한주민들은 자기가 일을 하면 얼마만큼의 돈을 벌 수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국가가 일률적으로 제정한 월급이 자기가 일한 대가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당에서는 대가를 바라지 말고 당과 수령을 위해 충성을 바쳐야 한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래서 월급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을 오히려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가경제가 붕괴되어 월급과 배급을 받지 못하는 조건에서도 직장에 나가지 않아 노동 단련형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장경제가 30여년 유지되어 오다보니 주민들은 자기 노동력의 가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북한에서 일반 정도의 기술기능을 가진 노동자가 하루 일하면 2만원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북한지도부는 자본주의사회는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을 착취해서 자기의 배를 불리는 불공평한 사회라고 비판했습니다. 지금도 북한의 노동신문은 착취 받고 압박 받던 지난날을 잊지 말자는 계급교양기사를 계속 게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의 공식 월급은 2천원~3천원입니다. 시장에서는 2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노동력을 그의 1/200인 100원을 주고 공짜로 일을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북한처럼 공짜로 일을 시킬 수는 없습니다. 결국 노동자를 착취하는 사회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북한이고, 자본가가 아니라 북한지도부가 착취자인 셈입니다.

이번 삼지연에서 돈을 받고 건설에 동원된 주민들은 돈을 받은 만큼 열심히 일했다고 합니다.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계속 일 시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누구나 열심히 일합니다. 일한 것만큼 대가가 차례지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도 사람들이 일한 만큼 대가를 주면 자본주의사회처럼 열심히 일하게 될 것이고 당과 국가가 요구하지 않아도 경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빨리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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