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불합리한 군복무제
2018.11.12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지속되면서 북한경제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들어 군인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군 상층부는 나날이 생활수준이 올라가고 있고 병사들에게서 뇌물을 받는 위치에 있는 군관들도 그럭저럭 살림을 유지하고 있지만 뇌물과 거리가 먼 참모부서 등 대부분 군관들은 요즘 생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을 팔아 웃돈을 벗겨 생계를 보충하는 군관들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병사들의 생활조건은 더 말할 수 없이 어렵습니다. 최근 추위가 닥쳐오는데 땔감조차 마련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가 하면 생활조건이 어려워 탈영하는 전사들이 늘어 웬만하면 눈감아주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사실 북한의 군복무조건은 세계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악명이 나있습니다. 우선 북한의 군복무연한은 10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것으로 평정이 나있습니다. 세계 200여개가 넘는 나라들 중에 의무복무제가 실시되고 있는 나라들은 60개로 1/3밖에 안됩니다. 의무복무 연한은 1년~2년입니다. 세계에서 의무복무연한이 가장 길다고 하는 이스라엘도 3년입니다.
그리고 군 생활조건이 가장 열악한 나라도 북한입니다. 남한의 군부대에 가보면 식생활조건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침실조건도 너무 좋습니다. 겨울 병실온도 보장은 두말할 것도 없고 여름에도 병실에 에어컨을 의무 설치하여 정상온도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군복무가 어렵다고 선거 때가 되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후보들은 저저마다 군복무조건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겁니다. 이번 문재인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군복무 연한 단축, 사병월급 인상을 내걸었습니다. 그래서 남한의 군복무연한은 1년 8개월입니다. 그것도 길다고 해마다 줄이고 있으며 앞으로는 아예 군의무복무제를 없애고 직업군인제도를 도입하자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병들의 월급도 올라갔습니다. 방금 입대한 이등병의 월급은 300달러, 북한의 상사에 해당하는 병장의 월급은 410달러로 되었습니다.
남한의 군대는 휴가도 많이 갑니다. 군복무 1년 8개월 동안 갈수 있는 휴가 기일은 28일, 거의 1개월을 자기가 필요한 시기에 나누어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대에서는 이 휴가를 군복무기간에 반드시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가족이 사망하거나 아내가 해산을 하면 휴가를 줍니다. 군복무를 잘하면 지휘관이 표창휴가를 줄 수 있고 힘든 곳에서 복무하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특별 휴가가 있습니다. 외출 외박도 10일간 보장됩니다. 군에 입대한 기간에도 인터넷으로 대학 강의를 계속 들을 수 있는 조건도 보장해줍니다.
북한군인들이 들으면 ‘그게 무슨 군대야 사민이지’ 라고 할 정도입니다. 남한뿐 아니라 다른 나라 군대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군복무 조건이 비슷합니다.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 북한의 군복무실태를 알면 경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나라형편이 어려우니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군 공급이 열악한 것은 나라형편 때문만이 아닙니다. 북한은 너무 군대가 많습니다. 남한은 북한보다 인구도 2배나 많고 경제력은 적게 잡아도 50배가 넘지만 군대가 북한군의 절반밖에 안됩니다.
그러다 보니 그 많은 병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돈을 댈 수 없습니다. 다른 나라 청년들이 지식과 능력을 키우고 생을 즐기는 인생의 황금기를 북한청년들은 군에 가서 고생만하면서 나쁜 것만 배우고 옵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주민들은 인적 자본에서 다른 나라와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이 발전하려면 불합리한 군복무제도를 고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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