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언론의 자유
2012.10.29
얼마 전 아랍에서 극단적 이슬람교의 테러공격으로 미국대사가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대통령 선거 때라 이 문제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간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민주당은 그 직전에 미국의 한 극단주의자가 이슬람교를 모독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것이 동기로 되어 아랍에서 미국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졌고 그들의 시위로 인한 우발적인 사건으로 대사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나 공화당은 주민들의 시위가 아닌 이슬람주의자들의 준비된 테러라고 주장했습니다. 논쟁의 초점은 민주당이 테러사건의 전말을 얼마나 빨리 파악했는가, 알면서도 숨기지 않았는가, 제때에 대책을 수립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식으로 생각하면 개인이 마음대로 올린 동영상 때문에 이러한 사건이 초래되었으니 무엇보다 먼저 그러한 동영상을 올린 사람을 처벌해야하고, 사람들이 마음대로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리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그러한 의견을 제기하는 사람이나 정당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언론의 자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는 강한 인식이 주민들 속에서 공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 사건을 계기로 언론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그것이 더 큰 비난을 받을 것입니다.
북한의 헌법 공민의 권리에는 북한주민은 누구나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주민은 자신들에게 그러한 자유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체제수호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너그럽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나라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완전한 언론의 자유가 어떻게 보장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다른 나라 주민들이 갖고 있는 언론의 자유에 관한 개념과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정도는 북한주민들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어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조차도 이러한 사실을 접하고 놀라곤 합니다. 주민들은 마음대로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인터넷을 통해 자기가 쓴 글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습니다. 개인이 인터넷방송국을 만들어 방송을 할 수 있고 동영상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릴 수 있으며 누구나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는 만족을 모르고 있습니다. 최근 언론의 자유는 인터넷 공간이나 소리방송을 넘어서 텔레비전 방송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역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영상물을 만들어 방영할 수 있는 텔레비전 채널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영상물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교육기관을 만들고 거의 무료나 다름없는 적은 있는 비용을 받고 텔레비전 영상물을 제작하고 편집하는 방법을 배워주고 방송물을 제작하도록 장비도 제공해줍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만든 영상물을 방영해달라고 요구하면, 이유를 따지거나 검열을 하지 않고 무조건 방영해주고 있습니다. 다만 폭력을 선동하는 것만은 금지됩니다.
북한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북한에서는 기자들조차 마음대로 말할 수 없고 글을 쓸 수 없습니다. 모든 글은 7번 이상 검열을 통과해야 출판될 수 있습니다. 개인은 자기 의사를 마음대로 발표할 아무런 수단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인터넷도 연결되어 있지 않고 프린터기나 복사기조차 개인이 소유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어는 친구들과 마주 앉아서도 마음대로 말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마음대로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게 하지만 미국이나 남한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민들의 발언권이 강화되면 될수록 국가는 더 강해집니다. 국가의 주인은 대통령이나 특정한 어느 한두 인물이 아니라 바로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에게 언론의 자유를 주면 무너지는 국가, 주민들에게 언론의 자유를 주면 줄수록 강화되는 국가, 이것이 북한과 민주주의 국가와의 근본적인 차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