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조선노동당의 사유화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2.10.24
[김현아] 조선노동당의 사유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하고 기념강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북한의 지도자가 10 17일 중앙간부학교에 찾아가 기념강의를 했습니다. 북한은 기념강의의 중요성과 의의, 강의에서 제시한 '새 시대 당 건설 5대 방향', 그에 대한 당조직들과 주민들의 반향 등을 크게 소개하고 선전하면서 그 실행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모든 승리의 조직자이며 향도자인 당을 강화하고 그 영도적 역할을 높여야 혁명과 건설이 잘 된다는 설명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노동당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 밖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북한체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당권이 강한 국가는 북한입니다. 북한노동당은 유일한 집권당이고 국가의 모든 부문, 모든 지역에 당 조직이 그물망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당은 근로단체 조직에 대한 지도를 통하여 북한의 모든 주민들을 조직화하고 의식화하여 당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힘을 가진 조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도 있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한 강력한 당이 영도하는 북한이 세기적 낙후와 빈곤에 시달리는 현실은 역으로 당의 존재와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당은 왕권이 약화되고 시민사회가 등장하면서 출현했습니다. 당은 1인의 권력독점을 막고 집단 공동의 의사를 모아 민주정치를 실시하자는 목적에서 출현했습니다. 그러나 많지는 않지만 당이 본연의 목적과 반대로 독재정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역할을 한 예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히틀러 당인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 당, 일명 나치당입니다. 히틀러는 정권을 잡은 후 다른 정당을 모두 해체해 버렸고 나치당을 국가를 완전히 장악한 집권당으로 만들었습니다. 나치당의 근간이 된 것은 지도자 원리입니다. ‘지도자 원리지도자의 말씀이 모든 법에 우선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정책, 결정, 기관은 이 원리의 구현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도자로 추앙 받은 히틀러는 궁극적인 권위의 원천으로 되었고 나치당은 히틀러의 의지를 전파하고 실천하는, 정부 위에 군림하는 조직으로 변했습니다. 나치당은 초기엔 국가의 힘을 집중시켜 강력한 위력을 발산하기도 했으나 궁극에는 폭주하여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며 전쟁패배 후 해체되고 말았습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은 러시아의 영향 하에 조직되어 사회주의 집권당으로 존재해왔으나 걸어온 노정을 보면 러시아 공산당보다 히틀러의 나치당과 더 닮았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당은 근로대중의 당이 아니라 수령의 당으로 사당화 되었습니다. 사당화란 당이 집단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정치인을 위해 일하는 조직 즉 개인의 사적 소유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조선노동당을 수령의 당이라고 합니다. 근로인민의 대중적 당이라고 덧붙이지만 실제 조직구조와 역할, 운영상황을 보면 수령 개인의 사적소유가 맞습니다. 지도자의 재산을 관리하는 39호실이 조선노동당의 한 개 부서로 되어 있고 30여 년 동안 형식적인 당대회나 당중앙위원회조차도 제대로 열지 않았지만 활동에서 아무런 지장도 받지 않았습니다. 조선노동당의 강력한 권력은 수령을 위해 인민을 통제하고 동원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지도자는 조선노동당에 대한 소유권을 3대째 세습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등장한 이후 조선노동당은 38년 만에 당대회도 개최하고 당정치국회의나 당 전원회의도 자주 열고 있습니다. 그래서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가진 당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이번 당 학교 강의에서 새 시대 노동당 건설방향으로 전당에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하고 전당에 신념화되고 순결한 충실성이 지배하게 해야 한다는 등의 강조는 수령의 사적소유로서 당의 본질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동당의 집권사를 100년 이상 무궁하게 이어 놓겠다고 한 것은 앞으로도 영원히 노동당을 자기의 소유로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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