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남한 대통령선거와 북한의 세습

김현아∙ 대학 교수 출신 탈북자
2012.09.24

지금 남한의 주요 관심은 금년 12월 19일에 진행될 대통령선거에 쏠려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그동안 말도 많고 관심도 많았던 서울대학교의 안철수교수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포했습니다. 대학교수가 대통령후보로 나선 것에 대해 세계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대통령을 주민들이 직접 뽑습니다. 때문에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들은 후보로 등록하고 자기의 정책을 대중에게 알려야 하며 주민들이 자기를 지지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각 당에서는 자기의 대표를 한명씩 선출합니다.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도 선거를 통해 진행됩니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미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고, 민주통합당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명의 경쟁으로 되리라는 것이 정설로 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대중의 마음에 드는 정책을 내놓는지, 또 얼마나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지, 사람들을 어떻게 자기편에 끌어들이는지 등에 따라 앞으로 대통령으로 누가 되는지 결정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선거과정이 보여주는 것처럼 남한에서는 능력이 있고 의지가 있으면 누구나 대통령후보로 나설 수 있습니다. 여성인 박근혜, 대학교수인 안철수가 후보로 출마한 사실이 이를 확증해주고 있습니다. 박근혜는 여성이지만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해 사라질 위험에 처했을 때 당을 구원해낸 업적을 인정받고 있고, 나이 드신 분들이 아버지인 박정희를 존경하고 있어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안철수는 남한에서 가장 선망 받는 직업인 의사로 일하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뛰어들어 백신연구소를 만들어 성공시켰고, 다시 미국으로 가 공부하고 돌아와 대학교수로서 대학생들을 가르쳐 청년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가난한 집 출신도 대통령후보로 나설 수 있습니다. 문재인은 가난한 집 출신이지만 머리가 좋아 고등학교 시절에 경남 최고의 수석으로 두각을 나타냈고, 남한에서 가장 어렵다는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가 되었고, 노무현과 정치에 동참했던 경력을 갖고 대통령후보로 나섰습니다.

남한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자기의 모든 것을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출신, 가족, 재산, 경력 등 모든 것이 대중에게 숨김없이 알려집니다. 만약 거짓말을 했거나 숨겼다가 드러나면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남한을 파쑈독재라고 비난하는 북한은 정반대입니다. 김정일이 사망하자 아들인 김정은이 30살도 안된 나이에 최고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주민들은 그의 존재조차도 몰랐습니다. 그가 어떤 업적을 세웠는지 능력이 있는지 알 수도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업적을 만들고 선전하기 위해 전력하고 있지만 그것이 진짜인지 만든 것인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북한주민들에게는 자기의 지도자를 결정할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지도자로 될 수 있었을까? 아마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정치를 세습정치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남한주민들이 모두 합심하여 새누리당을 심판하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남한주민은 대통령을 심판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 지도부은 남한의 대통령선거를 훈시하기 전에 남한처럼 북한주민들에게도 자기의 지도자를 뽑을 권리, 지도부를 심판할 권리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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