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김여정의 남한 탓, 그 노림수는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2.08.15
[김현아] 김여정의 남한 탓, 그 노림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연합뉴스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8 10일 북한에서 열린 전국 비상방역 총화회의에서 토론에 나선 김여정은 코로나로 인해 겪은 어려움을우리 국가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반공화국 대결 광증이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남한을남조선 것들로 비하하면서정황상 색다른 물건 짝들을 악성 비루스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고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남한 군대가 북한을 주적으로 정했다고 비난했지만 정작 그들 자신들은 남한을 주적 중의 주적으로 정하고 주민들 속에서 반 남조선 분위기를 고취하기 위해 전력하고 있습니다. 남한 드라마는 두말할 것도 없고 남한 노래, 남한 말, 남한 상품까지 청취하거나 사용하는 주민은 모두 숙청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 연장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까지도 대남 적대 의식을 조성하는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원래 사회주의혁명을 추진한 주된 동력은 군중의 적대 의식이었습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사회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 계급과 가진 것이 없는 무산계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를 착취해서 부를 축적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노동계급은 자본가 계급을 타도해야 착취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소련에서 레닌을 선두로 한 사회주의자들은 가난에 절망하던 노동계급을 격동시켜 혁명을 일으켰고 정권을 잡았습니다. 국내 혁명전쟁, 종파 숙청, 2차 세계대전 등 계속되는 투쟁 과정에 사람들의 분노는 쌓일 대로 쌓였고 이는 체제 유지의 주요 동력이 되었던 것입니다.

 

북한에서도 마찬가지로 해방 후 지주 자본가를 완전히 숙청했습니다. 전후에는 치안대와 월남자 가족이 계급투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반종파투쟁이 계속 벌어졌으며 자신의 동지들이 계급투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또 외부적으로는 미국과 일본, 남한이 계급투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자기들의 정권 유지에 조금이라도 지장을 주면 그들을 모두 적대계급으로 규정했고 주민들 속에서 그들에 대한 증오심을 고취하기 위해 끊임없는 사상 교양을 진행했습니다.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는 지난 시기 사회주의국가가 주장하던 노동자, 농민의 국가가 허상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공산당 지도부는 노동자, 농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의 안일과 향락을 위해 인민들을 억압하고 국가재산을 사취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회주의국가들 대부분은 주민들에게 버림을 받았고 결국 무너졌습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만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이 인민적인 국가이기 때문이 아니라 북한 지도부의 폭압과 통제가 가장 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정권을 지켜냈으나 불안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 불안을 덜기 위해 북한 지도부는 주민들 속에서 계급의식을 고취시키는데 전력하고 있습니다. 해방된 지 70여 년이 지난 2020년대에 들어서서도 해방 전의 지주 자본가의착취와 약탈’, 전쟁 시기 미국과 남한의만행등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면서 주민들에게 적대계급을 증오하고 그들과 끝까지 싸우도록 적개심을 고취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겪은 고난의 행군, 이후 지금까지도 겪는 생활상 어려움으로 인한 불만을 적개심으로 바꾸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시기 북한 지도부에 있어서 가장 두려운 대상은 남한입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발전된 나라에 속한 남한의 현실과 어렵고 힘들게 사는 북한을 도우려고 각방으로 노력하는 남한 주민들의 따뜻한 모습을 실제로 보게 된다면 북한 주민들이 감동을 받을 것이 너무도 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동은 북한 지도부에 대한 불신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남한에 대한 적대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이번 코로나 대유행이 남한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발생까지도 대남 적대 의식 고취에 이용하고 있는 것은 북한 지도부의 남한에 대한 두려움의 정도가 도를 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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