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최빈국 전염병, 콜레라와 장티푸스
2022.07.18
북한에서 콜레라와 장티푸스가 계속 확산하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황해남도 해주시에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해 간부들이 가정상비약을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신문에 공개된 지역 외 평원, 숙천, 문덕, 안주 등 평안남도 지역에서도 콜레라와 장티푸스가 계속 유행하고 있습니다.
콜레라는 24시간 내에 수액을 공급받으면 사망률은 1%이지만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 50%가 사망하는 위험한 전염병입니다. 장티푸스는 고열을 지속하면서 앓는 전염병으로 항생제치료를 받지 못하면 10~20%가 사망하는 위험한 전염병입니다. 북한주민들은 1990년대까지 콜레라나 장티푸스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콜레라와 장티푸스는 예방주사를 맞고 깨끗한 물을 먹으면 걸리지 않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콜레라와 장티푸스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유행되는 최빈국형 전염병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콜레라와 장티푸스는 물을 통해 전염됩니다. 콜레라와 장티푸스가 유행되는 원인은 물 소독을 잘 하지 못하고 물 공급과정에서 위생방〮역적 요구가 지켜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콜레라와 장티푸스는 가장 어려웠던 1990년 고난의 행군시기에 유행했습니다. 고난의 행군시기, 도시에서 소독약이 없어서 소독을 하지 않은 강물을 그대로 식수로 공급했습니다. 거기에 수도관이 낡아서 수도관이 터져 곳곳에서 물이 샜지만 대책을 세우지 못해서 식수가 오염되었습니다. 오염된 물을 먹고 주민들은 집단적으로 병에 걸렸습니다. 병원은 환자들이 넘쳐나 누울 침대가 없어 복도까지 사람들이 차고 넘쳤습니다.
콜레라와 장티푸스는 제때에 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한 병입니다. 그러나 병원에는 항생제는 물론 수액조차 없었습니다. 당시 제대로 먹지 못해 기초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전염병에 걸린 주민들은 약도 써보지 못하고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 다시 콜레라와 장티푸스가 크게 유행한다는 것은 지금 북한의 상황이 고난의 행군 때와 유사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난의 행군 때처럼 소독약이 부족해서 식수를 충분히 소독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도관의 상태도 매우 불량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1970년 당 제5차대회에서 농촌마을의 수도화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농촌마을의 수도화는 선전조차도 사라졌고 도시의 수도화 조차 못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평양시에서도 시간물을 공급하기 때문에 집에 물탱크를 만들어 놓고 받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방 도시들의 상황은 더 한심합니다. 도시의 아파트 고층에는 물이 나오지 않아 아래층에서 길어서 먹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고 혜산 시처럼 수돗물을 공급하지 못해서 압록강물을 길어 식수로 이용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북한에서는 선전성 건설이 대대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평양만 건설한다는 여론이 돌자 북한지도부는 지방 당조직에 도시를 현대적으로 꾸리기 위한 사업을 자체로 추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래서 외형상으로는 평양도 멋있게 건설되고 있고 지방 도시들도 모습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실속 없이 겉만 번지르르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도시에서 주민들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초적인 것은 상하수도 시설입니다. 북한의 군 소재지는 두말할 것도 없고 도 소재지들도 상하수도망이 제대로 갖추어진 곳이 없습니다. 일제시기 만들어 놓았던 상하수도망을 아직 이용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새로 건설하는 도시조차도 속도에 연연하여 상하수도망을 충분히 건설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물만 올리다 보니 물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하수가 빠지지 않아 주민들이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염병이 유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에는 콜레라와 장티푸스가 유행해도 약이 없습니다. 최근 간부들이 후원했다는 약을 보면 포도당, 수액이 대부분입니다. 병원에서 물처럼 흔하게 쓰는 수액조차 없는 것이 오늘 북한의 현실인 것입니다. 국가는 서로 돕는 방법으로 전염병을 극복하라고 지시할 뿐 수액조차 공급할 능력이 없습니다. 정말 북한은 가난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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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