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탈북민의 삶은 통일로 가는 여정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4.07.08
[김현아] 탈북민의 삶은 통일로 가는 여정 한국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에서 영상을 시청한 후 눈가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7 14, 남한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정한 제1북한이탈주민의 날기념식이 진행되었습니다. 기념식에서는 김영호 통일부장관의 경과보고, 이날을 축하하는 해외 인사들의 영상메시지 전달, 탈북민 정착과 지원에 헌신해온 인사들에 대한 훈장 표창장 수여식,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가 있었습니다. 또한북한이탈주민 꿈과 성공 정착 사례영상 에세이 시청, 통일 다짐, 기념공연이 있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의 표어는 '자유를 향한 용기, 통일로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지금 남한에는 3 4천여 명의 탈북민들이 있습니다. 사실 탈북민들이 북한을 나올 때는 대다수가 운명에 쫓겨 나왔습니다. 중국에 가면 먹을 것도 얻을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다고 해서 북한 당국에 체포될 위험을 피해서, 혹은 가족을 찾아서 국경을 넘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안전한 삶을 누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남한행의 선택은 그야말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가다가 붙들리면 북송되어 정치범수용소로 갈 것을 각오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독약을 몸에 품고 떠났습니다. 그 길은 너무 위험하고 힘든 노정이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남한까지 오지 못하고 사고로, 혹은 북송 되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탈북민들은 자신들의 이러한 선택과 행동의 의미를 미처 짚어보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자유를 향한 용기였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북한은 자유가 없는 곳입니다. 요즘 남한 영화관에서는 영화 '탈주'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규남과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탈북을 막아서는 보위원에게왜 제 앞길을 소좌 동지가 정하느냐고 따져 묻자, 보위원은 의아하다는 듯 냉랭한 표정으로 되묻습니다. “그럼 여태 네 인생 네가 정한다고 생각이라도 한 거냐. 그의 말처럼 북한주민들은 자신에게 자유가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영화 속 보위원이남한에 간다고 신분과 상관없는 낙원이 열리는 건 아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세상은 없다고 설득하지만, 주인공은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패라도 해보기 위해서 간다고 하면서 목숨을 건 탈주를 시도합니다.

 

자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권입니다. 세계적 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저서자유론에서 개인이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자기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선택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선택권은 자유권에서 핵심적인 권리입니다. 탈북민들이 남한행을 결심한 것은 결국 선택을 한 것이며 자신의 천부적 권리인 자유권을 행사한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 속에서 이러한 선택권을 행사하는 사람의 수가 늘고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탈북 행렬의 증가가 이를 확증해주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당국의 가혹한 통제로 탈북민의 수가 급감했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본성인 자유를 막을 수 없습니다.

 

북한 당국이 따라 배울 것을 요구하는 항일혁명 투쟁시기 혁명가들은 조국의 독립과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때 불렀던 혁명가요들 중에는 자유가도 있습니다. “사람은 사람이라 이름 가질 때 /자유권을 똑같이 가지고 났다 /자유가 없으면 살아도 죽은 몸이니/ 목숨을 버리어도 자유 못 버려

 

북한 지도부는 혁명 초기에 지녔던 인민의 자유와 행복에 관한 사명을 저버린 지 오랩니다. 그들의 목적은 인민이 아닌 자신들의 권력유지와 행복입니다. 북한주민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노예로 살 것인가? 자유롭게 살 것인가?

 

자유롭게 살 것을 선택하면 북한주민들의 오랜 염원인 통일의 날도 오게 됩니다. 그래서 탈북민들이 남한행을 선택하고 남한에서 살아가는 과정은 통일로 가는 여정입니다.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진국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