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2022.07.04
7월 1일 노동신문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코로나 유입경로 조사결과를 보도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코로나 최초발생지역이 금강군 이포리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4월초 금강군 이포리에서 군인과 유치원생이 남한에서 보낸 물건과 접촉한 후 코로나 항체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이 수도에 올라와 코로나를 확산시켰다는 것입니다. 결국 코로나 확산의 근원지가 남한이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남한정부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남한정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코로나 발생시점인 4월 초에는 남한에서 대북전단을 보낸 적이 없으며 지금까지 물자나 우편을 통해 코로나가 감염된 사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 전염경로는 사람 간 접촉이며 전파할 수 있는 거리는 최대 2미터입니다. 실험실적 환경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공기 중 입자 상태로 3시간, 천과 나무에서 1일, 유리에서 2일, 스테인리스와 플라스틱에서 4일, 의료용 마스크 겉면에서 7일까지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남한정부가 주장한 것처럼 물건을 통해 감염된 실제사례는 보고된 것이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물건에 의한 접촉을 우려해서 북중 국경을 통해 들어온 상품을 20일, 30일씩 소독 보관하는 것을 보면서 불필요한 대책이라고 지적해왔습니다.
남한의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코로나 확산은 북중 무역과정에서 사람 간의 접촉을 통해 유입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강원도 이외의 지역에서 집단 발병한 사례가 없다고 했지만 4월말 단둥에서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단둥 신의주 화물열차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신의주에서는 4월말부터 발열 환자가 집단적으로 나타나 5월초 북한 최초로 신의주시를 일주일 동안 봉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25행사에 참가했던 군인들을 다시 평양으로 불러 기념사진 촬영을 한 것이 코로나의 폭발적인 확산 계기가 되었습니다. 북한 당국도 실제적인 코로나의 유입경로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 유입경로에 대한 북한 당국의 거짓된 해명은 세상 사람들이 북한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로 되고 있습니다. 솔직성은 사람들 간에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한 중요한 덕목입니다. 북한지도부도 도덕교양을 5대 사상교양의 중요내용으로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당과 국가에 자기의 사생활까지도 솔직하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지도부는 국제사회는 물론 자기 주민을 대상으로 숱한 거짓말을 해왔습니다. 북한지도부가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해왔는지 주민들이 알게 된다면 정권이 무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다고 북한지도부가 국제사회에서 하는 거짓말은 주민들이 다른 국가나 외국 사람들과는 필요하면 얼마든지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아마 이번에 북한정부가 발표한 코로나 유입경로에 대한 해명이 거짓이라는 것을 적지 않은 주민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주민들은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들이 국제사회에서 거짓말을 해도 당연시하게 될 것입니다.
민주주의국가에서는 국가가 자기 주민을 속일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국가에서는 국가가 하는 일을 주민이 감시할 수 있고 감시에서 드러난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습니다. 만약 정권을 쥔 사람들이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코로나와 관련된 일에서 주민을 속였다는 것이 드러나면 정권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쳐 정권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국가의 주장을 검토할 수도 없고 설사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그에 대해 말할 수 없습니다.
북한지도부가 남한과 결부시킨 코로나 발생경위에 대한 조사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북한주민들 속에서 반 남한의식을 고취시키고 남한과 접촉을 더욱 엄격히 차단하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번 보도에서 북한은 분계선 연선지역과 국경 연선지역에서 바람을 비롯한 기상현상과 풍선에 매달려 들어온 물건을 각성 있게 대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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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