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10살 어린이까지 동원하는 북한 모내기
2023.05.22
북한에서는 교육과 생산 노동을 결합시킨다는 원칙하에 고급중학교 과정에 농촌 동원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농촌 동원이 교육을 위한 노동이 아니라 농사철에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한 노동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는 학생들의 농촌 동원을 아동인권침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물론 뉴스에 나온 소학교 학생 동원은 국가에서 요구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모내기를 제 날짜에 빨리 끝내라고 강하게 독촉하는데 노동력은 없고, 그러니 고양이 발이라도 빌리고 싶은 것이 현장 간부들입니다. 그래서 소학교 학생들까지 동원하게 되는 것입니다.
소학교 학생들을 농사일에 동원시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1970-1980년대도 위에서 모내기를 빨리 끝내라고 너무 다그쳐서 농촌에서 소학교 학생들이 농사일에 동원되곤 했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집에서 소토지를 일구어 농사를 지어야 살아갈 수 있다 보니 국가가 아니라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안일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어린 아이들이 농사일에 다시 동원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소학교 4, 5학년은 10살, 11살 어린이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모내기철에 할 수 있는 일은 모뜨기 입니다. 모뜨기는 모내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헐한 일이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모뜨기를 하려면 손힘, 즉 악력이 있어야 하는데 어린 학생들은 손힘이 약해서 모를 잘 뜨지도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까지 동원시키는 것을 보면 70, 80년대처럼 위의 통제가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소학교 학생들의 모내기 동원은 개별적 간부보다는 당과 국가의 책임이 더 큽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벼농사는 완전히 기계화 되었습니다. 모 키우기, 모내기, 비료농약 살포, 벼가을(추수)을 모두 기계로 할 수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상자로 된 모판에서 모를 키웁니다. 모판에 흙을 깔고 물을 주고 볍씨를 뿌리고 흙을 덮는 것을 일체식으로 하는 기계도 있습니다. 모판관리도 자동으로 온습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별로 손이 가지 않습니다. 논 면적이 적은 가구에서는 모를 키우지 않고 모를 구입해서 쓰기도 합니다. 모내기는 모판을 모내는 기계에 옮겨 실으면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뜨기 공정 자체가 없습니다. 모를 내면서 동시에 비료를 살포하고 이후에도 비료와 농약살포를 모두 기계로 합니다. 벼 수확도 종합 탈곡기로 논밭에서 탈곡까지 합니다. 볏짚도 논밭에서 사료용으로 쓸 수 있도록 기계로 포장해서 실어 갑니다. 그러므로 남한은 논 면적이 큰 데다 농촌에서 농사짓는 사람의 대다수는 노인들이지만 노동력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올해 12개고지 점령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농업을 첫 번째 고지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농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기계화 수준을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북한 당국은 핵무기, 미사일을 개발했고 곧 정찰위성도 띄운다면서 기술발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벌써부터 상용화된 벼농사에 필요한 일반 기계를 도입하지 못해 10살, 11살 아이들의 고사리 손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너무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