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무급노동과 최저임금제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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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무급노동과 최저임금제 북한 농부들이 평안남도의 한 농장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AP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북한에서는 국제노동절을 맞으며 근로자들의 보람차고 행복한 삶에 대해 신문과 방송을 통해 널리 자랑했습니다. 얼마 전 건설한 경루동과 송화동 주택지구에 입사한 노력혁신자들의 주택을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면서, 평범한 노동자들도 훌륭한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해준 당과 수령의 크나큰 배려에 대해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경루동과 송화동의 아파트 입사자 가운데 평범한 노동자의 비중은 많지 않을 것이며, 설사 그 주택을 모두 노동자들에게 주었다고 해도 북한 노동자들의 삶이 결코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행복한 삶의 첫째 조건은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물질적 조건이 보장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매슬로는 인간의 요구를 그 중요도에 따라 구분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인간으로서 가장 낮은 단계의 욕구는 생리적 욕구로, 음식, 수면, 의복, 주거 등 삶 그 자체를 유지하기 위한 욕구입니다. 다음 단계의 욕구는 안전 욕구로, 신체의 위험과 생리적 욕구의 박탈에서 자유로워지려는 욕구입니다. 그 다음에는 소속감 및 애정 욕구, 존중 욕구, 자아실현 욕구, 자아초월 욕구 등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음식물, 물과 전기가 공급되는 주택 그리고 필수적인 옷과 생필품, 이는 인간의 생존을 위한 1단계의 요구입니다. 그러나 북한 노동자들은 가장 낮은 생리적 요구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북한노동자들의 월급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북한 시장에서 쌀 1kg의 가격은 5천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현재 국가가 제정한 월 생활비는 평균 2~3천 원입니다. 북한 노동자가 직장에 나가 1개월 동안 일해서 받는 돈으로는 시장에서 쌀 0.5kg밖에 구입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북한 노동자는 가족의 생계는 고사하고 자기 한 몸조차 건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남편은 직장에 나가 무상 노동을 하고 아내가 시장에서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수십 년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노동자들에게 새로 건설한 주택을 공급했다고 자랑하지만 집을 받은 노동자보다 아직도 집이 없는 노동자가 더 많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자본주의사회에서는 극소수의 자본가가 모든 부를 독차지하고 절대다수의 근로자들은 착취와 억압에 시달리면서 가난하게 살고 있다고 선전합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노동을 시킨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물론 자본주의사회 노동자들 가운데는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국가에서는 이러한 노동자들을 위한 최저임금제가 법으로 보장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제는 근로자의 생존권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업가가 근로자에게 일정 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남한의 노동자는 일을 하면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는 기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해마다 노동자, 기업가, 국가가 합의하여 시간당 최저임금을 정합니다. 최저임금은 물가상승률과 경제발전 정도를 반영하므로 해마다 높아지는데 2022년 현재 남한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9,160, 미화로 환신하면 7.25달러입니다. 남한 노동자의 가장 낮은 월급이 북한 돈으로 850만 원 정도 즉 1,300 달러 정도인 셈입니다. 북한에서는 무상치료제가 빈말에 지나지 않지만 남한에서는 모든 근로자들이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치료비를 보험으로 보상해주기 때문에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월급도 주지 않으면서 출근을 잘 하지 않으면 노동단련형을 부과하여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월급 없이 일시키는 나라는 세계에서 북한뿐입니다. 무급 노동을 강요당하는 북한노동자의 삶과 적어도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는 남한노동자의 삶을 비교한다면 어느 삶이 더 낳은 삶일까?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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