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북한 언론의 민낯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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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북한 언론의 민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110회 생일(4월 15일ㆍ태양절)을 앞두고 새로 조성된 평양 고급 주택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보통강 강안(강변) 다락식(테라스식) 주택구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
/연합뉴스

북한에서는 4월 15일을 맞으며 사동구역 송화지구에 1만 세대, 보통강구역 경루동에 800 세대의 아파트 건설을 완공했습니다. 사동구역 송화지구 아파트는 건설이 완전히 끝나지 못한 상태에서 완공식을 하다 보니 그에 대한 상세한 보도를 하지 못했지만, 보통강구역 경루동 아파트 완공식은 많은 시간을 들여 방영했습니다. 보통강구역 경루동 주택지구는 위치가 좋을 뿐 아니라 내부도 최상의 수준에서 건설되었습니다. 집 내부는 천장이 높고 복층 구조로 꾸며졌으며, 방의 쓰임새에 따라 침대와 서재, 소파, 식탁 등 고급가구들과 에어컨까지 설치해 놓았습니다.

 

북한의 지도자는 준공식에 직접 참가했을 뿐 아니라 살림집을 돌아보았는데 텔레비전에서는 리춘히, 최성원 방송원과 노동신문 동태관 기자의 집을 방문하는 모습이 방영되었습니다. 최근 북한이 선전선동부문 일꾼들의 역할을 높일 것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방송원, 기자의 집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텔레비전에서는 특히 여성 방송원인 리춘히의 집을 방문하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방영했습니다. 북한의 지도자는 당의 선전선동일꾼들을 위해서는 아까울 것이 없다면서 처녀시절부터 80을 바라보는 오늘까지 방송원으로 일하고 있는 리춘히, 최성원, 여성 방송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속 성과를 거두라고 부탁했습니다. 북한의 리춘히, 최성원 방송원은 50여 년간 방송을 하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여성으로서는 가장 오랫동안 방송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송원과 너무도 달랐습니다.

 

미국에는 아나운서는 아니지만 기자로 오랫동안 일해서, 전설로 알려진 여성이 있습니다. 헬렌 토마스 기자는 대학을 졸업한 후 <워싱턴데일리뉴스>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뒤 60여 년간 기자로 활약했습니다. 그는 <UPI> 통신사 기자로 1960년부터 백악관 출입기자로 일했습니다. 그는 50년 가까이 백악관을 출입하면서 존 케네디 대통령부터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10명의 대통령을 취재했습니다. 그는 당시 까지만 해도 여성의 금기 지역이었던 미 언론사에서 최초의 여성기자로 일하면서 ‘여성 기자클럽 멤버’, ‘주요 통신사 중 최초의 여성 백악관 출입기자’, ‘백악관 기자협회 최초 여성 회장’ 등 최초라는 이름을 달고 살았습니다.

 

헬렌 토마스는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 가장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는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할 때면 맨 앞자리에 앉아서 불편한 질문을 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는 “질문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왕이 된다”, “권력자에겐 거친 질문이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등 유명한 말들을 남겼습니다. 그가 92세로 별세했을 때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오바마는 “토마스 기자는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을 추궁하는 냉정한 질문을 통해 민주주의가 가장 잘 구현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가진 인물”이라며 “그녀는 오랜 기자생활을 통해 많은 미국 대통령들을 긴장하도록 만들었다”고 치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리춘히 방송원은 집을 둘러보는 내내 지도자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에 차 있었고 고급주택을 선물해 준 지도자의 은덕에 충성으로 보답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그가 선물 받은 아파트는 지도자 개인재산이 아니라 전민, 전군이 동원되어 지은 공공 재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수령의 은덕으로 받아들였고 감사했습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기자가 대통령으로부터 선물을 받고 그에 감격하여 충성을 맹세한 것이 알려지면 기자로 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사회에서 50여 년 정도의 경력을 가진 기자나 아나운서라면 얼마든지 자기 능력으로 좋은 집을 마련할 수 있으며 따라서 대통령에게 허리를 굽힐 필요도 없습니다.

 

보통강지구 새집들이 보도는 세상 사람들에게 북한 언론의 민낯을 다시금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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