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사회주의부귀영화 대신 미사일
2022.03.28
3월 24일,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 발사를 강행했습니다. 김정은은 미사일 발사시험에 직접 참가하였고 발사 과정을 편집하여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방영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 정주년을 기념한 것입니다. 김정은은 2012년 김일성 생일 100돌을 경축하는 열병식에서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북한주민들의 경제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되었습니다. 김정은 등장 이후 무분별한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조치가 실행되면서 북한의 경제상황은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와 그로 인한 자체 국경 봉쇄의 여파로 주민들의 생계는 바닥에 이르렀습니다. 시장이 잘 돌지 않아 주민들의 소득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데 물가가 치솟고 의약품 등 필수 상품이 절판되어 생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농촌들에서는 절량 농가가 생기는 등 보릿고개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약속한 때로부터 10년이 지나 맞는 김일성의 생일 110돌도 여전히 주민생활 향상이 아니라 미사일발사와 열병식으로 기념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지도부는 주민들의 생계 악화를 정당화하고 김정은의 현명한 영도를 증명하기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입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 성공을 ‘주체조선의 절대적 힘, 군사적강세 힘 있게 과시’, ‘막강한 군사기술력의 시위’, ‘공화국의 안전을 수호하는 핵전쟁억제력’ 등으로 자화자찬하면서 각계각층 주민들의 감동을 신문들에 대서특필하고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북한주민들의 생각은 이와 다릅니다. 1990년대 말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에 감동했습니다. 그러나 미사일이 주는 감동은 해를 거듭하면서 급속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시선은 더 싸늘합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경제상황이 제일 열악한 나라중의 하나입니다. 유엔은 국가를 선진국, 개발도상국, 최빈국으로 분류합니다. 최빈국은 1인당 국민 소득이 1,018달러 이하에 속하는 나라로, 대부분 아프리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1,318달러라고 했습니다. 북한은 국민소득 수준으로는 최빈국에서 벗어났지만 주민들의 생활수준은 최빈국 주민들과 비슷합니다. 그것은 국가재정의 상당 부문이 국방비에 투자되기 때문입니다. 2021년 기준 국민소득 대 국방비 지출 비중은 세계평균 2.57%입니다. 북한은 2020년 국방비 지출이 국가예산의 15.9%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이 지출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총 예산의 23% 넘게 국방비에 투자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올해 1월에 미사일을 7차례 걸쳐 11발 시험 발사하는데 사용한 비용만 보더라도 4,000만~6,500만 달러(약 480억원~780억원)라는 추정입니다.
이번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로 북한주민들은 사회주의 부귀영화에서 더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자력갱생으로 사회주의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최근 5개년 계획수행에 전당 전국이 매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주민들은 폐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분별한 핵·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반대에 부딪치게 될 것이고 경제제재 해소, 대북투자유치, 무역 등은 더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은 미사일보다는 김일성이 항상 외우던 기와집에 비단옷, 이밥에 고깃국을 더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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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