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예술적 상상력과 자유
2018.02.26
지구촌 최대의 축전으로 불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남한에서는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이후 30년 만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정부는 물론 주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습니다. 13.5조원 (135억 달러)의 예산이 투자되었고 자원봉사자만 해도 1만 5천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단순한 체육축전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어울리는 문화체육축제였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절정은 개회식과 폐회식이었습니다. 남한 예술인들의 상상력과 예술적 능력, 남한의 IT기술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개,폐회식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개회식 작품은 다섯 명의 강원도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발전 양상을 그려나가는 이야기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품은 “전통 춤부터 K팝, 현대무용 등이 어우러져 '한국의 미(美)'를 알린 한 편의 겨울동화”, "모든 공연이 멋졌다" “지금까지 개막식 중에서 최고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북한도 집단체조를 잘 만드는 것으로 세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이에 대해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집단체조와 남한의 집단체조는 달랐습니다. 북한의 집단체조가 60-70년대의 시각과 기술로 만든 것이라면 남한의 개,폐막식 공연은 2020년대가 담긴 것이었습니다. 북한의 집단체조가 김일성일가의 역사를 담은 작품이라면 남한의 개,폐막식 작품은 한반도와 올림픽의 역사, 오늘의 생활과 미래로의 지향을 미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북한의 예술도 선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대규모 예술단과 응원단을 보내면서 남한주민들의 넋을 흔들어 놓겠다고 계획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술단과 응원단은 희귀성으로 관심을 받았을 뿐 주민들의 공감을 받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응원형식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응원단 성원들은 자유가 없다 보니 일률적으로 지시에 따라 한 사람처럼 움직일 뿐 마음속으로부터 흘러나오는 환호를 터치지 못했습니다. 응원단을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 본 많은 사람들은 북한응원단의 응원방식이 한국의 1960, 70년대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했습니다.
평창올림픽 작품은 남한의 이름 있는 감독과 연출가 안무가 음악가 디자이너 미술가들, 1,300명의 배우와 2,000여 명의 참가자,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만들어냈습니다. 남한의 예술가와 배우들은 모두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단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상상력이 합쳐지니 멋진 작품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시기 북한은 영화, 음악, 무용, 미술 등 모든 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남한은 예술분야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1980년대만 해도 남한문화가 밀리고 외국문화가 판을 쳤습니다. 그러나 예술가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과 오늘 남한의 예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남한의 K-pop은 아시아 유럽 미주에 널리 알려지고 있고 남한의 드라마는 동남아시아의 안방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외국영화수입과 상영이 자유화되었지만 남한의 영화는 다른 나라 영화 못지않게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한 북한의 예술은 국제사회에서는 물론 북한주민들에게서 조차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통제가 없다면 북한은 외국영화와 드라마 특히 남한의 예술이 점령해버릴 것입니다. 북한에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나오지 못하는 원인은 예술인들에게 자유가 없는데 있습니다. 예술은 자유로운 상상력을 생명으로 합니다. 오늘 북한 예술발전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것은 돈보다 자유로운 창작 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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