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사회주의 부귀영화 대신 핵과 미사일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2.01.24
[김현아] 사회주의 부귀영화 대신 핵과 미사일 북한이 전날 평안북도 철도기동 미사일연대의 검열사격훈련을 진행했다고 15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철도 위 열차에서 미사일이 화염을 내뿜으며 공중으로 솟구치는 모습.
/연합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북한은 1 19일 조선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회의에서는 2개의 안건이 토의되었는데 하나는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을 성대히 기념할 데 대한 문제였으며 다른 하나는 국방 문제였습니다. 국방 문제에 관한 결정내용은대조선 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 없이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과업들을 재 포치’,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재고하고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로 길게 늘여서 발표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미 보도되었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한 지시를 하달하고 그 동안 동결했던 핵시설 가동과 핵실험 재개를 고려하겠다고 위협한 것입니다.

 

수령의 생일을 민족 최대의 경사로 기념하기 위한 안건과 미사일 발사, 핵 위협을 하나의 회의에서 토의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사실 어떤 국가에서 무엇을 기념하는 행사를 크게 벌이자고 계획하면서 주변 나라들의 반발을 가져올 국방력 강화문제를 함께 토의했다고 공개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집 대사를 준비하면서 옆집과 싸움을 일으킬 일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알리는 것으로 누가 보아도 상식에 맞지 않습니다.

 

작년에 북한은 코로나로 인한 국가의 경제사정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남한의 무기 증강과 군사훈련을 구실로 미사일 개발을 꾸준히 해왔고 그를 위한 실험을 여러 차례 진행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기개발에 대해 경계하면서 그 숨은 의도를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으로 평가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모든 대화의 창을 열어놓고 있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지만 이에 대해 대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코로나시기에 대화를 해야 크게 얻을 것이 없어서 그럴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통해 수령의 생일기념용으로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북한주민은 김일성 생일 100돌 때 김정은이 주민들 앞에 처음으로 나서서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때 김정은은우리 인민에게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지 않게 하겠다,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김일성 생일 110돌이 된 오늘도 사회주의 부귀영화는 고사하고 여전히 북한주민은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자력갱생을 통한 사회주의국가경제 재건을 통해 사회주의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5개년계획을 제시하고 작년 한 해 동안 전당, 전민을 총동원했습니다. 그러나 성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원래 계획 자체가 달성 불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주민은 코로나시기에 먹을 것도 부족하고 물도 부족하고 땔감조차 부족해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약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자가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북한주민은 제3의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금년이라고 작년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여 힘들어 하는 주민들의 불만을 막자면 의식주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하는데 국가재정은 텅 비어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전 세계가 코로나를 겪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많은 나라들이 경제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도부의 실패를 인정할 수 없는 북한은 이를 제국주의자들의 봉쇄, 코로나 등과 같은 외부적 원인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외부의 적을 부각시키는 방법은 권위주의국가에서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핵과 미사일을 카드를 다시 꺼내 드는 것은 매우 위험한 도박입니다. 선대 수령의 생일을 뜻 깊게 기념하기 위하여 국제사회를 협박할 수밖에 없는 북한의 처지가 참 안쓰럽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