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

김현아·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18.10.22

북한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의 리기성박사가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북한의 국내총생산이 307억 달러로 2016년의 296억 달러보다 3.7%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북한인구는 2016년 2515만 9000명에서 2017년 2528만 명으로 늘었으며 북한의 1인당 GDP는 1214달러라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해마다 각 국가들의 경제상황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공식적인 조사가 되지 않는 몇 안 되는 나라에 속하고 있어 누락되어 왔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직접 밝힌 1인당 국민소득을 국제통화기금이 밝힌 2017년 세계 227개국의 통계에 넣으면 세계 195위입니다. 북한의 국민소득은 지난 시기 경제 원조를 해주던 탄자니아, 짐바브웨 나라들과 비슷합니다. 북한보다 국민소득이 더 낮은 나라는 아프리카 독립국들과 아시아의 예멘, 네팔뿐입니다.

지난날 북한과 함께 사회주의를 하다가 자본주의경제를 받아들인 국가들은 모두 발전했습니다. 사회주의나라들 중 경제상황이 가장 어려웠던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현재 2,353달러로 북한의 2배입니다. 지난날 북한보다 뒤떨어졌다고 생각했던 몽골의 1인당 국민소득은 3,639달러, 중국은 8,643달러입니다. 러시아는 10,955달러, 동유럽국가들 모두 만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이전 사회주의국가들 중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는 통일된 독일로 44,769달러입니다.

북한은 사회주의나라들이 시장경제로 전환했을 때 그 나라들이 다 망한 것처럼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경제상황은 북한당국이 선전했던 것과 정반대입니다. 경제가 발전하려면 사회주의경제가 아니라 시장경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실천이 확증해주는 진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금도 지난날 실패한 정책을 계속 답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적들이 제재를 계속하겠으면 하라, 우리는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구호를 더 높이 추켜들고 사회주의강국 건설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겠다는 배짱을 가지고 일하여야 한다”고 강조한 북한의 간부학습제강이 보도되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학습제강에서는 “과학기술을 자력갱생 대진군의 강력한 보검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의 북한상황에서 자력갱생, 과학기술로 경제발전을 추진할 수 없습니다. 북한과 같이 경제수준이 낮은 단계에서 경제발전을 결정하는 요인은 자본과 노동력 투하 량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자본이 없어서 공장이 가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에는 30여 년 간 시장경제가 지속되면서 나름 돈을 번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번 돈을 마음대로 투자하지 못합니다. 국가가 사적 소유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들의 수중에 적지않은 돈이 있지만 자본으로 쓰여지지 못하고 사장되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외국으로부터의 자본투자도 막혀있습니다. 핵개발을 막기 위한 강력한 대북제재가 행해지고 있어 누구도 북한에 투자하려 하지 않습니다. 사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되어도 대북투자가 순조롭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아직도 계급투쟁 노선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착취계급과 피착취계급으로 이분하는 시각에서 보면 자본가의 경제활동은 착취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북한에서 자본을 투자하고 경영활동을 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북한의 경제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우선 핵을 포기함으로서 국제사회의 대북경제제재를 풀어야 합니다. 또한 시장경제체제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경제활동의 자유를 허용해야 자본투자가 늘어나게 되고 생산이 발전하여 주민생활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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