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종횡무진 북한의 군사행보
2023.09.06
![[김태우] 종횡무진 북한의 군사행보 [김태우] 종횡무진 북한의 군사행보](https://kordev.rfaweb.org/korean/commentary/ae40d0dcc6b0-ce7cb7fc/ktwcu-09062023091424.html/@@images/1746f3c5-dc8b-4657-b54c-0afa2b7ebf0c.jpeg)
8월 31일 한미 정기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이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연습은 8월 16~19일 사전 연습인, 위기관리연습으로 시작되어 21일부터 1부 연습과 2부 연습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1부 연습 동안에는 한국 정부의 전시체제 전환 및 국가총력전 수행 능력을 점검하는 ‘을지훈련’도 병행 실시되었습니다.
21~24일까지 3박 4일 동안 실시된 을지연습은 전국의 읍·면·동 이상의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단체, 중점관리 대상 업체 등 4천여 개 기관 58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북핵 및 미사일 위협, 사이버 공격, 드론 테러 등 다양한 도발에 대비하는, 정부의 비상대비 역량을 점검하는 연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공무원들의 불시 비상소집, 기관별 전시 직제 편성, 개인별·부서별 임무 부여 등이 실시되었고, 서해 5도에서는 주민들의 대피 및 출도 훈련이 있었습니다. 6년 만에 민방공 훈련도 실시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한미군은 육·해·공군과 해병대 그리고 미 우주군까지 참가하여 소대에서 여단에 이르는 다양한 규모의 야외기동을 통해 방어, 역공, 반격 등의 순서로 연습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학화전투, 공격헬기 사격, 대량살상무기 제거, 교량 구축, 폭발물 처리, 연료 재보급, 합동화력운용, 특수전, 해상초계작전, 대도시 테러공격 대응 등 다양한 훈련을 하면서 전차·자주포 등 450여 대의 지상 장비가 동원되었습니다. 물론 미공군의 B-1B 전략폭격기도 전개되었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북한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연습 기간 내내 관영 선전매체들을 동원해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 ‘북침전쟁 연습’, ‘위험천만한 군사적 도발 행위’ 등으로 비방했고, “한미군이 참수작전과 평양점령, 핵 선제공격 계획이 포함된 작전계획 5015에 따라 극히 도발적이고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 연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사일도 연거푸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한국군이 사전연습을 시작했던 8월 17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19일에는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단거리 미사일 1발을 또 쏘았습니다. 그리고는 29일 ‘남반부 전 영토 점령을 위한 전국지휘훈련’이란 것을 시작했습니다. B-1B 폭격기가 폭격 훈련을 벌였던 30일 밤에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한미 연합연습이 끝난 지 이틀 후인 9월 2일에는 서해상으로 화살-1 또는 2형으로 추정되는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하고는 ‘전술핵 가상발사’ 훈련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화살1, 2형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화산-31형’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미사일이라고 했던 그 미사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무척 바쁜 군사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박정천 원수와 강순남 국방상을 대동하고 인민군 총참모부 지휘소를 방문하여 전국지휘훈련 현황을 시찰했고, 그 외에도 선박용 엔진 생산 시설인 평안북도 북중기계연합기업소,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 해군사령부 등을 순방하면서 전쟁 대비를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대외적으로도 분주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던 9월 2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일본의 합동장거리공대지순항미사일(JASSM-ER) 구매 계획과 12식 지대함 유도탄 사거리 연장을 거론하면서 "태평양 전쟁을 방불케 하는 일본의 위험천만한 군비확장 책동이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한계선을 넘어서고 있다"면서 일본의 군비증강을 비난했습니다. 러시아와의 무기거래 협상도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려 한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북한은 작년 9월 22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한 적도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12월 북한이 바그너 그룹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 무기와 탄약을 판매했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금년 1월 20일에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국제범죄조직으로 지정된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제공한 증거”라면서 작년 11월 러시아 열차가 북한에서 컨테이너들을 싣고 돌아가는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미국은 며칠 전인 지난 8월 31일에도 러시아와의 무기거래 협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북한은 ‘황당무계한 모략’이라고 비난하지만,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제공은 정설로 굳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렇듯 최근 북한의 군사적 행보는 현란하기 짝이 없습니다. 북한은 한미 연합연습이나 일본의 국방비 증액을 촉발한 원인을 제공해 놓고는 적반하장격으로 한미 연합연습과 일본의 군비증강을 규탄하고 있습니다. 대남 협박의 수위도 한층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하겠다,” “전술핵을 가상 발사했다,” “한국의 군사지휘 거점과, 군항, 작전비행장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등 노골적인 협박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 위협과 군사행보가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