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 제2차 위성발사도 실패

김태우-전 통일연구원장
2023.08.30
[김태우] 북한 제2차 위성발사도 실패 사진은 지난 24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관련 뉴스가 방송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북한이 8 24일 새벽에 발사한 두 번째 정찰위성도 실패로 끝났습니다. 북한은 지난번에 천리마1형 위성운반로켓에 만리경1호 정찰위성을 실어서 발사했다가 로켓 엔진 고장으로 실패했는데, 그로부터 85일 만에 재발사를 시도했다가 또 다시 실패한 것입니다. 지난번 위성은 5 31 06 29분에 발사된 후 1단 분리 후 2단 점화에 실패하여 200km를 비행한 후 전라북도 어청도 서방 200km 해역에 추락했습니다. 한국 해군은 1단 로켓 몸체와 위성의 잔해물을 인양하여 분석했는데, 한국 합참은 한미 전문가들의 정밀분석 결과 북한의 위성은 해상도가 낮아 군사위성으로 효용성은 전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6.25 정전 70주년이라는 정주년을 맞은 데다 6일 전인 5 25일 한국의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차세대 소형 위성들을 지구궤도에 안착시킨 것에 자극을 받아, 북한이 기술적 충분성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 정찰위성을 쏘았다가 실패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한국 합참과 일본 방위성의 발표에 따르면 1단 로켓은 한반도 서쪽 약 300㎞ 해상에 그리고 위성 덮개 즉 페어링은 한반도 남서쪽 350㎞ 해상에 떨어졌으며, 2단 로켓은 필리핀 동쪽 약 600㎞ 태평양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한국군은 한국관할 해역에서는 한국 함정을 동원하여 잔해물을 인양하고 먼 바다에서는 미군이 수색인양을 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북한도 즉각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발사한 지 2시간 후 조선중앙통신은 로켓의 1계단과 2계단은 모두 정상 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서 북한의 국가우주개발국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위성발사 시도에 대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세 가지 측면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첫째, 이번 발사가 기술적 진척 정도가 아닌 정치적 일정에 의해 강행되었기 때문에 발사 전부터 실패가 예상되었다는 점입니다. 즉 북한은 지난 18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담과 21일에 시작되어 31일까지 진행되는 2023년도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 을지프리덤쉴드연습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을 것이며, 동시에 정권수립 75주년을 기념하는 9.9절을 앞두고 축포를 쏘고 싶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이 첫 번째 발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기술적 완성도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사를 서둘렀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둘째, 이번 위성발사 실패에 대한 북한의 발표 내용과 한국 전문가들의 분석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주목거리입니다. 북한은 1, 2단계 로켓은 정상 비행을 했지만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있었다고 했는데, 여기서 비상폭발체계라는 것은 자동폭파장치를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제1차 위성발사 실패 후 한국이 추락 잔해물을 인양하여 분석한 사실 때문에 이번에는 발사가 실패하면 자동으로 폭발하여 산산조각이 나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한국 전문가들은 1,2단 로켓이 정상 비행했다는 북한의 주장과는 달리 비행과정에서 궤도 이탈과 같은 비행종단시스템(FTS) 오류가 발생하여 자폭장치가 작동한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7월부터 발사체 신뢰도 검증을 위해 엔진 연소시험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사체 자체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연이은 위성발사 실패로 북한 당국자들은 체면을 구기게 되었습니다.

 

셋째, 이번 발사 후 한미일 3국이 신속하게 협력한 점을 들어 전문가들은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미일 미사일 위협 공동대응 체제가 실행력을 과시한 것으로 분석합니다. 한미일 3국은 지난 22일 북한이 위성발사를 예고한 시점부터 정보공유 및 공동대응 체제를 유지해왔고, 발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미사일 경보와 정보를 차질없이 미국 및 일본과 실시간 공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박진 외교장관은 즉각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 등과 대화를 나누었고, 세 나라가 거의 같은 시간에 안보리 결의 위배를 이유로 북한의 위성발사를 강도 높게 규탄했습니다. 북한 미사일 대응 합동훈련도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따르면 작년 8월 이래 북한의 식량 상황은 악화일로이며 개인소득도 1천 달러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미국 랜드연구소는 북한의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중거리 발사체 하나를 쏘는데 1천만∼1 500만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기근과 경제난으로 주민들의 고통이 극심해지는 상황인데도 북한은 돈을 허공에 뿌리는 일을 고집스럽게 반복하고 있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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