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한국의 우주개발과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발사
2022.04.27
돌이켜 보건대, 한국의 우주개발은 1987년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이 제정되고 1989년 항공우주연구원이 창설되면서 시작되었고, 한국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KSR-1,2호 로켓과 액체연료용 KSR-3호를 개발하면서 우주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릴 수 있는 수준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은 1992년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를 프랑스의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한 것을 비롯하여 ‘우리별,’ ‘아리랑,’ ‘과학기술위성,’ ‘무궁화,’ ‘천리안’ 등 다양한 용도의 인공위성들을 외국의 발사체로 발사해왔습니다. 하지만, 2009년 전남 고흥군에 나로우주센터를 완공하면서 본격적인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를 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차례의 실패 끝에 2013년 1월 30일 나로호(KSLV-I)의 3차 발사에 성공하지만, 이 발사체는 러시아제 1단 로켓을 사용한 것이어서 국산 발사체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8년 후인 2021년 10월 21일 국산 3단 액체연료 우주발사체인 '누리호(KSLV-II)'가 단 분리, 페어링 제거 등을 검증하면서 고도 700㎞까지 상승함으로써 한국은 1톤급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일곱 번째 우주강국이 된 것입니다.
이에 더하여 지난 3월 30일 고체연료 발사체 실험까지 성공한 것이어서 그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30일 한국국방과학연구소(ADD)의 종합시험장에서는 국방부장관과 군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순수한 국산이자 첫 고체연료 우주발사체가 발사되어 우주발사체의 필수 기술인 대형 고체연료 추진기관,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 제어 등의 기술을 검증했습니다. 고체연료 추진기관은 액체연료 기관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구조가 간단하며 사전에 연료를 주입해 놓은 상태에서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어서 군사적 가치가 높습니다. 한국은 그동안 액체연료에 기반한 우주발사체를 개발해오면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우주발사체 개발을 자제해왔는데, 이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제한하는 미국의 입장에 부응하여 1979년 이래 미사일 및 우주발사체 개발을 제한하는 ‘미사일지침’을 준수해왔기 때문입니다. 이 지침은 2020년 제4차 개정시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 사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2021년 5월 21일 부로 완전히 폐기되었는데, 이는 북한의 막무가내식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온 한국에 비하면, 북한은 군사용 미사일 개발에 중점을 두고 말로만 ‘우주개발’ 흉내를 내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김정일-김정은 정권 동안 열 차례 가까이 ‘위성발사용’ 이라고 주장하면서 ‘은하,’ ‘광명성’ 등의 발사체를 쏘아 올렸지만, 국제사회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과정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주 전문가들에 의하면, 북한이 발사하여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물체는 두 개 뿐이며 위성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선전용 비행체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북한은 지난 2월 27일과 3월 5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는 ‘정찰위성 개발계획에 따른 실험’ 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인간이 우주탐사에 나서는 이유는 인간 존재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삶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려는 의지와 호기심 때문일 것입니다. 이 의지와 호기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지속해서 위성 발사가 이루어지고 위성발사를 대행하는 우주산업의 규모도 커질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우주산업이 이미 민간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입니다. 한국은 이러한 본래의 취지에 입각하여 우주개발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이 우주개발을 빙자하여 군사용 미사일을 개발하는 방식을 계속한다면, 한반도에는 위험한 미사일 경쟁이 격화될 것이며, 반대로 본래의 취지대로 우주개발에 임한다면 남북 간 선의의 우주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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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