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2021년 전반기 한미 연합훈련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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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전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지난 3 8일에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의 합참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훈련은 8일부터 18일까지 9일간 실시되며 이번에도 실제 병력과 장비들을 동원한 야외기동훈련(FTX)이 아닌 컴퓨터 모의실험 형식의 지휘소훈련(CPX)으로 실시된다고 합니다. 또한, 이번에도 반격훈련을 생략하고 방어훈련만 실시된다고 합니다. 이는 대규모 실병력과 장비들을 동원하여 방어훈련과 반격훈련을 함께 실시했던 과거의 전반기 연례 연합훈련과는 달리 병력동원도 거의 없고 반격훈련도 생략된반쪽짜리훈련인 셈입니다.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은 이런 저런 사유로 많은 변화를 겪어왔지만, 최근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한국 정부가 북한의 비난을 의식하여 훈련을 축소하거나 폐기하면서 훈련의 내용과 규모가 크게 변질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미 양국이 실시한 첫 대규모 전반기 연합훈련은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실시된포커스 레티나 (Focus Retina) 훈련이었는데, 물론 북한이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1967년 북한군에 의한 한국 해군 56함 격침사건, 1968 1월 북한군 124군부대 무장공비들이 청와대 근처까지 침투한 1∙21 사태, 1968 1월 북한군에 의한 미 정보함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1968 11월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 1969 4월 북한군의 미 해군 정찰기 EC-121기 격추 사건 등 북한군의 연이은 대남 및 대미 군사도발로 인해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것입니다. 이후 1976년 북한군이 비무장지대에서 미군 장교들을 도끼로 무참하게 살해한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에 즈음하여 한미 양국은 더 많은 실병력이 참가하는 팀스피리트(Team Spirit) 훈련을 실시하게 되는데 이 훈련은 1993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팀스피리트 훈련은 북한군의 침략을 물리치고 방어한 연후에 반격을 하는 종합적인 연합훈련이었지만, 1992년에는 북한이 미국과 핵협상에서 핵무기 개발을 동결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이 훈련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약속을 어기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거부함에 따라 이듬해인 1993년에 Team Spirit 훈련이 재개되었고 그것이 마지막 팀스피리트 훈련이었습니다.

북한은 한미 양국이 실시하는 모든 연합훈련을 비난했고 특히 팀스피리트 훈련에 대해서는북침용 핵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러한 비난이 내부단속을 위한 내부용 선전선동 수단임을 알면서도 한국정부는 남북 간 평화와 상생을 원했기에 남북관계 관리 차원에서 다시 한번 훈련을 축소했는데 그것이 1994년부터 실시된 RSOI 훈련이었습니다. 이 훈련은 한반도에 유사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하여 한국에 도착한 미 증원군을 임시 주둔시켰다가 이동시켜서 전투부대로 배치하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써 2007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랬다가 2008년부터는 아예 실병력 투입을 생략한 지휘소연습(CPX) ‘Key Resolve 훈련으로 바뀌는데 이 훈련은 2017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2018년 북한이 평화공세를 펼치면서 한미 양국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2018 Key Resolve 훈련을 크게 축소했습니다. 2019년에는 ‘Key Resolve’ 명칭을 사용하지 않은 채 더욱 축소된 규모의 ‘2019-1 훈련으로 실시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전반기 ‘2020-1’ 훈련을 취소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특수군 침투에 대응하는 실병력 투사 훈련인 독수리(Foal-Eagle) 훈련을 폐지했으며, 매년 8월에 실시해오던 을지프리덤가디언(UGF) 연합훈련을 43년만인 2019년에 폐지하고 한국 정부와 한국군 만이 실시하는 을지태극훈련으로 축소시켰고 2020년에는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취소해버렸습니다. 이렇듯 연합훈련들을 축소폐지하면서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북한당국의 요구에 부응한 측면이 적지 않았음은 모든 전문가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미 양국에는 이런 식으로 연합훈련을 변질시키는 것에 대해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북한군은 매년 6,7,8월의 하계훈련과 11,12,1,2월 동안의 동계훈련을 중단없이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북한은 끊임없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해왔고 최근에는 제8차 당대회를 통해 핵무력의 고도화, 전술핵 개발, 극초음속무기 개발, 무력에 의한 통일 등을 공공연하게 천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는 방어자일 뿐 북침전쟁을 일으킬 이유도 동기도 없는 나라라는 것은 북한도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한미 관계자들은 이런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고 시비할 자격이 있는가를 끊임없이 묻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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